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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컬쳐

요즘, 시선

인공지능(AI)의
현주소

글 · 김계수 세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초거대 AI(Supe-Giant A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의 대표 격인 OpenAI의 ChatGPT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간과 같은 문장작성이 가능하며 번역과 요약뿐만 아니라 과거의 대화를 기억하고 맥락을 이어가기도 한다. 초거대 인공지능 디지털 혁명이 가져오는 변화, 향후 진화 방향 그리고 우리의 대비 노력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한다.

디지털 혁명

대한민국의 5세대(5G) 통신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고 글로벌 선례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판도가 바뀌었다. 인공지능(AI), 오픈랜(개방형 무선통신망), 6G 정보통신 등 차세대 기술 대부분에서 더 이상 한국 기업이 기술 우위 국가가 아닌 후발주자라고 생각하며 발전을 도모해야 할 때이다. 2022년 11월에 출시된 생성 인공지능인 챗GPT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챗GPT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가적인 수단 없이 대화를 통해 구현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그동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던 대화형 AI에 비해 월등한 능력을 갖췄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오픈 AI의 챗GPT를 서비스에 도입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 여행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챗GPT를 활용한 ‘AI 여행플래너’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행을 계획하고, 맛집, 명소, 날씨 등 여행 관련 세부 주제에 대한 실시간적 대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작년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박람회 회화공모전에서는 인공지능이 제작한 그림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우승을 차지했다. 해당 사건은 AI가 단순한 흥미 요소에서 벗어나 인간의 진지한 예술 영역에 침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왔다. 머지않아 ‘예술 활동은 인간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고리타분한 선입견으로 치부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공지능과 제로 트러스트

인공지능의 발전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원격 근무형태가 활성화되면서 내외부를 막론하고 모든 사용자의 접근을 관리하고 경계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따라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가 주목받고 있다. 제로 트러스트는 말 그대로 ‘신뢰가 없다’는 뜻으로 아무도 믿지 않을 만큼 보안에 철저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신뢰성 있는 데이터 공급은 인공지능 작동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근무 환경과 정보 시스템의 분산화로 모든 접근이 잠재적 보안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데이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검증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관련 정보보안의 취약성 해결을 목표로 한 제로 트러스트를 위해서는 자동화된 머신러닝(오토ML, Auto Machine Learning), 고도화된 보안 및 데이터 전문가 양성, 설명할 수 있는 인공지능(XAI, eXplainable AI) 도입이 필요하다. 이때의 오토ML은 인공지능 전문가나 데이터 전문가 도움 없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머신러닝 개발 과정에 필요한 분석, 보완 행위를 반복하면서 최적화된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멀티 클라우드

모든 기업이 인터넷, 클라우드를 쓰는 것처럼 인공지능 플랫폼도 누구나 사용하는 미래가 도래할 것이다. 반도체는 클라우드 경쟁력의 기반인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다. 반도체 성능이 향상되면서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되는 머신러닝 처리 과정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막대한 자원과 편리한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으며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화를 끌어내고 있다. 2014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로 발탁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PC와 서버의 시대가 곧 끝날 것을 직감하고 클라우드 서버 중심의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Azure)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2개 이상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는 것을 ‘멀티 클라우드’라고 한다. 멀티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므로 비용, 가동시간, 지연 시간, 다운타임을 직접 제어할 수 있다. 이는 모두 고객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 측면에선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공급업체로의 종속을 방지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인공지능’이 딥러닝(Deep Learning) 한 대로 사용자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3차원 가상 공간을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부른다. 사용자들은 메타 세계에서 인공지능의 엔진인 고도화된 거대 학습모델을 통해 대화, 작곡, 작사, 그림, 프로그래밍 등을 시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고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인간의 페르소나(Persona)가 작동하는 메타 세계에서는 인공지능이 몸(Meta)을 얻는 일을 하게 된다. 메타버스가 매력적인 이유는 ‘가상’ 세계라는 점이다. 실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혹은 할 수 없었던 것들도 ‘가상 세계’ 안에서는 자유롭다. 다시 말해 메타버스 안에서는 하늘로 떠나 버린 보고 싶은 사람들도 볼 수 있고, 나의 또 다른 자아를 실체화해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게 할 수도 있다. 가상의 것이 현실에 접목되고 현실의 것이 가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메타버스의 본질이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온라인, 메타버스, 이 세 가지가 공존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정부혁신과 교육혁신

한국 정부와 기업도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R&D투자를 확대하며, 기술 우위를 이어가야 할 때다. 초거대 인공지능 사업은 궁극적으로 슈퍼컴퓨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 불가결하다. 일부 부작용을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게 될 경우, 순식간에 기술 종속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을 양성하는 교육 분야의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생들에게 코딩 능력을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역량, 의사소통역량, 협업역량, 창의성 역량, 윤리 역량 등을 강화하는 교육시스템 혁신이 요구된다. 비록 인공지능에 부정적인 면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은 기존 산업의 발전 속도를 가속화하고, 비용을 감축하고,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 등 산업 발전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의 수준 높은 행복과 정서에 대한 탐색을 이어 나가면서, 인공지능과 공존할 수 있도록 관련 윤리 의식 및 정책 사항의 명확한 정의와 관리·감독에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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