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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

어제를 딛고 이룩한 오늘

인도 벵갈루루

IT 산업의 중심 도시,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벵갈루루. 오늘의 거대한 명성에는 어제의 역사를 넘어선 용기와 지혜가 있었다. 벵갈루루가 품은 흔적을 들여다본다.

writing. 편집실

벵갈루루 궁전
  • 벵갈루루가 보이는 난디힐

  • 벵갈루루 궁전 내부

벵갈루루가 품은 오랜 지혜

세계 최대 IT 강국으로 꼽히는 인도. 그 시작은 경제 개방 이후 미국, 유럽 등의 국가에서 자국 IT 산업에 인도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한 것이었다. 인도의 입장에서는 썩 자랑스럽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인도는 이를 발판으로 IT산업을 발전시키면서 여러 인재를 배출하였고 실제로 벵갈루루(Bengaluru)를 IT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면서 이곳을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어 내었다.
벵갈루루는 남부 데칸고원에 있는 카르나타카 주의 도시로, 고원에 위치해 있어서 ‘실리콘 고원’이라고도 불린다. 해발 약 950m에 자리한 벵갈루루는 서늘한 기후를 자랑하는데, 이는 벵갈루루의 운명을 변화시킨 시발점이 되었다.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던 시절, 남인도의 푹푹 찌는 더위에 지친 영국인들이 벵갈루루를 행정 중심지로 정한 것이 도시 성장의 배경이 된 셈이다. 데칸고원은 지표상에서 가장 오래된 육지이다. 그만큼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은데, 이와 더불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발자국이 지나갔을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그 깊이를 느끼고 싶다면 난디힐에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벵갈루루가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서는 선조들이 쌓아 둔 지혜까지 선명히 들어온다.

티푸 술탄의 여름 궁전
인도의 색채를 담은 궁전

벵갈루루 최대 명소를 꼽으라면 마이소르 왕가의 궁전을 꼽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벵갈루루 궁전(Bengaluru Palace)이다. 영국 윈저 성(Windsor Castle)을 모델로 1878년 건축된 이 궁전은 외관의 웅장함과 내부의 화려함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초록의 정원, 눈부신 조명 등의 정교한 인테리어 속에서 인도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은 현재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많이 사랑받고 있다.
다른 한군데는 티푸 술탄의 여름 궁전(TipuSultan’s Summer Palace)이다. 말 그대로 술탄의 여름 휴양지였던 궁전으로 1791년 인도-이슬람 양식으로 지어져 인도의 전통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 티푸 술탄은 마이소르 왕국 최후의 술탄이 되었고 비록 이곳의 일부는 영국군에 의해 소실되었지만, 여전히 자라나는 꽃과 나무가 ‘여름 궁전’의 명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힘인지도 모른다.

변함없이 푸른 쉼터, 쿠본파크

궁전마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꿔 놓은 벵갈루루는 정원의 도시(Garden City)라고도 불린다. 여러 녹지 공간을 품고 있는 이곳에는 ‘벵갈루루의 허파’라는 별명을 가진 곳이 있는데, 바로 쿠본파크(Cubbon Park)이다. 약 37만 평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쿠본파크에는 수많은 식물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게다가 도서관, 박물관 등이 있고, 산책로와 조깅 트랙 등이 갖춰져 있어 시민들은 공원을 가지각색으로 만끽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어둔 이곳은 시민을 위한 정원 역할을 톡톡히 한다. 드넓은 공원을 거닐다 벤치에서 안락한 휴식을 취하거나, 잠시 눈을 감고 감미롭게 퍼지는 새소리를 들으며 나만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껴 보는 것은색다른 재미일 것이다.
고단한 시민들에게 활력을 주는 쉼터, 쿠본파크. IT 산업의 중심지가 되면서 벵갈루루는 많은 자연을 잃어버렸지만, 쿠본파크는 1870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 월드트레이드센터

  • 쿠본파크

역사를 넘어 되찾은 활기

다양한 명소가 있어 즐길 거리도 풍부한 벵갈루루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면, 시장인 KR마켓이다. 영어식으로 시티마켓(City Market)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삶이 녹아 있다. 1928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100년 가까이 되는 이야기를 품고 있으니 그 양이 얼마나 방대하겠는가. 특히 KR마켓의 자리는 영국과 마이소르 왕국의 전쟁이 있던 곳으로 시민들에게는 역사를 상기시키는 공간이 기도 하다. 그러나 역사의 슬픔을 딛고 일어선 시민들은 이 자리에 장터를 열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꽃, 원단, 향신료 등이 눈과 코를 기분 좋게 자극하는 KR마켓이 위대한 이유다.
KR마켓이 벵갈루루의 역사를 보여 주는 곳이라면, 벵갈루루의 현재를 보여 주는 곳으로 월드트레이드센터(World Trade Center)를 꼽을 수 있다. 시원하게 솟은 건물이 인도의 경제 부흥을 상징하는 것만 같다.
IT 강국이지만 단지 IT만 있었다면 인도의 오늘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인도는 그보다 더 큰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벵갈루루가 있다.

KR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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