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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완주로
삶의 명장면을 완성하다

천안청수지점권윤미 차장

‘2022 LIFEPLUS JTBC 서울 마라톤’에 참여해
처음 풀코스 완주의 기쁨을 누린 천안청수지점 권윤미 차장.
힘든 순간을 이겨 내고 끝내
찬란한 행복을 목에 건 그에게서 꾸준함의 위력을 배운다.
*<with IBK> 12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writing. 임산하 photograph. 김범기

의연하게 풀코스에 도전하다

분명 늦가을의 추위가 감돌아야 마땅한데, 추위를 이기는 열기로 가득한 상암 월드컵공원. 동살도 들지 않은 이른 시간임에도 빛이 그립지 않은 까닭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환하기 때문이다. 누가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했나. 아무래도 그 말을 반증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곳 ‘2022 LIFEPLUS JTBC 서울 마라톤’ 현장에 흔들림 없는 열의로 참여한 IBK人이 있으니, 바로 천안청수지점 권윤미 차장이다.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시작해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으로 가는 42.195km 풀코스를 달릴 예정인 그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오늘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인데, 이곳을 꽉 채운 열기에 더욱 힘이 나네요. 실은 추울까 봐 외투도 챙겼는데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적당한 날씨, 가붓한 몸, 싱그러운 기분에 좋은 컨디션으로 나와서 그런지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도전하는 풀코스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의연한 까닭은 그가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이기 때문이다. 2017년쯤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해 무작정 집 근처 공원을 걷고 뛰길 반복했던 그. 그렇게 그는 햇수로 6년이 되는 기간 동안 달리기와 한 몸처럼 달려왔다.
“당시 저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그런데 러닝을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두통이 자연히사라졌고, 세상이 긍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1km를 뛰는 것도 벅찼는데 날마다 조금씩 거리를 늘려 나가다 보니 풀코스를 달릴 오늘을 마주하게 됐네요.”
오늘을 맞이하기 전, 권윤미 차장은 서울국제마라톤, 경주동아마라톤, 공주동아마라톤 등 다수의 대회에서 10km에서 하프까지 무수한 경험을 쌓아 왔다. 지금껏 다양한 운동을 해 왔지만, 그에게 러닝은 특별한 친구다.
“꾸준히 달릴 수 있었던 까닭은 러닝이 ‘제 인생의 작은 빛’이기 때문이에요. 캄캄한 동굴로 들어가서 숨고 싶을 때 저에게 손을 내밀어 준 친구와도 같죠. 그래서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한결같이 달려야겠죠?”

꾸준히 준비하며 단련해 온 시간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하는 권윤미 차장. 무릎에 근육 테이프를 붙이고 온 그는 팔에 바세린을 바르고, 에너지젤을 러닝복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준비운동까지, 일련의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장거리를 달리다 보면 살갗이 스치는데, 저는 유난히 팔이 잘 쓸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바세린을 꼼꼼히 바르죠. 안 그러면 아파서 중간에 뛰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최대 5시간을 뛰어야 하기에 풀코스를 달리면 배가 고파요. 주로(走路)에서 바나나나 초코파이를 나눠 주기도 하지만 즉각적인 에너지원이 되어 주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에너지젤이최고예요.”
이제 권윤미 차장은 출발선에 선다. 무수히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가 눈에 띈다. 꾸준히 준비해 온 시간을 당당히 펼쳐 낼 때가다가왔기 때문일까. 그는 지금 누구보다도 밝고 환하다.
“풀코스 준비에 돌입한 건 7월부터예요. 매월 100km 이상은 뛰자는 생각으로 준비했죠. 전문 러너들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처음에는 쉽지 않더라고요. 매일 마일리지를적립한다는 마음으로 달렸어요. 평일에는 최소 3회, 주말에는 무조건 10km 이상을 달려9월까지 매월 100km 이상을 달렸죠. 마라톤이 열리기 전달인 10월에는 140km를 달렸네요.”
드디어 신호탄이 울리고, 권윤미 차장은 진지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며 달려 나간다.그의 앞에는 오로지 열정만이 있다.

힘차게 누린 완주의 기쁨

4시간 58초 40. 여의도공원, 공덕역, 광화문세종대로, 군자역 사거리를 지나 수서 IC를 통과해 마침내 잠실 주경기장에 도착할 때까지 묵묵히 달려온 권윤미 차장이다.
“주로에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힘내서 끝까지 달릴 수 있었어요. 잠실 주경기장을 들어오는데 여전한 응원의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덕분에 행복하게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완주 메달을 목에 걸어 줄 때는 눈물이 나서 혼났네요”
그런데 42.195km는 누구나 완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러닝엔 잔뼈가 굵은 그이지만 첫 도전인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출발선에 섰을 때 오버페이스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20km까지는 전혀 힘들지 않았고, 너무 천천히 달렸나 싶어 살짝 속도를 올려 볼까 싶기도 했지만 후반부를 위해 페이스를 유지했어요. 다행히 30km도 무난히 통과했는데, 35km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38km에서 위기가 오더라고요. 왼쪽 무릎이 너무 아파서 걷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라톤은 걷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조를 떠올리며 느리더라도 뛰자는 마음으로 천천히 달렸죠.”
분명 힘든 때가 찾아왔지만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달린 권윤미 차장.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전하는 동안에도 그에게는 지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이 생글생글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너무나도 큰 완주의 기쁨을 누렸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실은 시작 전에 풀코스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행복한데 어떻게 한 번만 달릴 수가 있겠어요! 다음에는 내년 4월 예정인 ‘2023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를 도전하려고 합니다. 4시간 30분 이내 완주를 목표로 12월부터 연습에 들어가려 해요. 이번에는 스피드 훈련도 함께할 계획입니다.”

마라톤을 할 때 늘 경기를
이끌어 주시는 페이스 메이커분들이 있어요.
힘들 때는 그분들만 보고 달리기도 해요.
옆에서 노래도 불러 주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며
길잡이가 되어 주시죠.
삶에 있어서 저도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고 싶어요.

다음 목표를 세운 그에게 벌써부터 진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런데 왠지 ‘훈련’이라 하면 러닝크루와 함께할 것 같지만 그에게 모든 훈련은 혼자서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요즘은 러닝크루가 굉장히 많은데, 함께 달리면 분명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저도 가입해 보고 싶었지만, 워킹맘에게는 시간이라는 장벽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러닝을 하다 보니 결국 달리기는 내 다리를 이용해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해야 하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로 힘은 될 수 있지만 달리는 사람은 결국 저 자신이잖아요.”
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세계 6대 마라톤으로 꼽히는 뉴욕, 시카고, 보스턴, 베를린, 런던, 도쿄 중 한 도시를 완주하는 것. 이것이 러너로서의 목표라면, 삶의 목표는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가 되는 것이다.
“마라톤을 할 때 늘 경기를 이끌어 주시는 페이스 메이커분들이 있어요. 힘들 때는 그 분들만 보고 달리기도 해요. 옆에서 노래도 불러 주고, 같이 이야기도 나누며 길잡이가 되어 주시죠. 삶에 있어서 저도 누군가의 페이스 메이커가 되고 싶어요.”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마라톤은 온몸으로 날씨의 변화를 견디고,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끝은 온다. 누구나 지치는 시간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공평한 환희도 찾아온다. 인생을 닮은 마라톤 앞에 주저함 없이 꿋꿋하게 맞서는 권윤미 차장. 그러나 기쁜 순간들이 누적되어 있다 해도 결코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그의 ‘페이스 메이커’는 권윤미 차장 자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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