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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IBK
피플

디에이드의 안다은과 김규년
시간이 주는 깊이
음악을 향한 전념

노래에 몰두하고 연주에 몰입하며 청중과
마음을 공유하는 디에이드. 진심을 나누는
이들의 음악은 더욱 아름답게 변주되어 대중의
마음에 안착한다.
*<with IBK> 10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writing. 임산하 photograph. 김범기

꾸준히 쌓아 온 정직한 시간

사람의 무게는 깊이를 이기지 못한다. 무게는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반면 깊이는 그 누구도 잴 수 없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깊이는 미지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흔들린다. 단순한 숫자에 매몰되고, 즉각적인 성취에 빠진다. 그 사이 자신의 심도가 얕아지고 있음은 외면한다. 그러나 매 순간 ‘깊이’가 유기체처럼 움직임을 알고 있는 이는 결국 자신만의 에너지를 갖게 된다. 영영 수치화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정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디에이드의 보컬 안다은, 기타리스트 김규년이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을 해 온 힘은 이에 기인한다. 2014년에 만나 2인조 혼성 어쿠스틱 그룹으로서 지금껏 함께한 이들은 JTBC <싱어게인2>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안다은이 ‘48호 가수’로 출연해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 ‘묘해, 너와’를 부르며 이목을 끌게 되었는데 여전히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500만을 넘길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싱어게인2> 출연을 결심했던 것은 저희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음악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다양한 뮤지션분들을 만나 시야를 넓히고자 하는 목표 때문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주목해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죠. 감사한 한편으로 걱정과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싱어게인2>에서 안다은은 자신의 너머를 보여 주었고, 그가 무대 위에서 용기 있게 전달한 감성은 시청자의 마음을 다정히 쓰다듬었다. 아마도 그가 촘촘하게 쌓은 정직한 시간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사실 <연애의 발견> OST ‘묘해, 너와’, ‘너무 보고 싶어’는 이들이 ‘어쿠스틱 콜라보’로 활동하던 시절 큰 인기를 얻었던 곡이다. 이제는 ‘디에이드’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이들에게 이 곡은 어떤 의미일까.
“어쿠스틱 콜라보 시절이나 지금이나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자세는 똑같아요. 여전히 저희의 수식어로 해당 곡이 따라온다는 건 특별한 일입니다. 일부러 만들고 싶어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니 더없는 영광이죠.” 감사함을 내비치는 김규년의 말에 안다은이 신중히 덧붙인다. “한편으로는 뛰어넘어야 하는 산이 아닐까요. 물론 더 좋은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이 아닌 꾸준히 ‘우리 곡’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에에드의 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진심을 전하고자 하는 이들. 거짓되지 않은 음률이 섬세하게 퍼지기에 이들의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곡 하나하나에 담는 오롯한 진심

이들이 음악의 길로 걸어 들어간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음악을 좋아했기에, 음악 하는 것 외에 미래의 자신을 상상할 수 없었다는 김규년과 집에 항상 음악이 틀어져 있어서 어릴 때부터 음악을 쉽게 접해 왔다는 안다은은 이제 디에이드로서 대중들과 만난다. 특히 어릴 때 들었던 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꼽은 안다은은 ‘카테리니행 기차가 영원히 남듯이’ 당시를 정확히 떠올린다. “저는 책상을 딱딱 칠 때의 소리도 음으로 들렸어요. 제게는 당연하게 들리는 소리였죠. 그렇게 음악에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삶의 틈이 음악으로 가득 차면서 이들에게 음악은 애정 그 자체가 되었다. 그 마음은 앨범을 제작할 때에도 고스란히 담긴다. 모든 곡을 타이틀 곡이라 생각한다는 이들은 곡을 수록할 때 앨범의 기승전결을 고민한다. 그중 한 곡은 ‘타이틀 곡’이라 불리게 될 테지만 적어도 이들에게 있어 모든 곡이 소중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이들의 진심을 대신한다. 디에이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사랑론’도 1번 트랙 ‘너를 담다’부터 13번 트랙 ‘달라졌을까, 우리(Solo Ver.)’까지 13곡은 하나의 서사로 이어진다. 한 곡 한 곡에 몰두하면서 세심하게 만든 앨범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고, 응원을 건넨다. 그렇게 만든 곡이기 때문일까.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최선의 몰입을 다하는 디에이드. 이들의 몰입은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주는데, “천 번 가까이 무대에 선 것 같은데 떨리고 설레는 것은 늘 똑같아요.”라는 김규년의 말에서 이들이 무대에 얼마만큼의 정성을 쏟는지가 느껴진다. 이제는 ‘무대 장인’이라 불려도 마땅하지만 그들은 무대 앞에 자만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들을 노래하게 하는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문득 잠에서 깨었는데
창문 두드리는 바람에
잠 못 이루다가 생각한다,
어떤 마음에 대해서 숨이
턱에 차게 걸어도 나아가지
못해 헤맬 때에 고단한 등을
쓸어내리는 그 다정하고도
다정한.” 누군가의 ‘고단한 등’
에 묵묵히 위로를 보내는 이들.
그 마음에 우리는 내일을 걸어
갈 힘을 얻는다.
흔들림 없이 이어온 도전

디에이드는 현재 1인 기획사 에이드뮤직을 이끌어 가고 있다. 혹자에게는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을 테지만 이들에게는 뜻과 의지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값진 인생 경험을 했다. 당시 김규년은 대중음악경영 석사 과정을 밟으며 에이드뮤직 운영에 대한 조언을 스스로 찾기도 했는데, 지금 그는 문화예술학을 통해 음악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내 문화예술 전반을 공부하는 중이다. 음악의 영역을 한정하지 않는 자세는 이들을 더 나아가게 한다.
2014년에 만나 새로운 도전도 함께하며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버팀목이 되어 준 디에이드. 동료이자 친구로 우애를 쌓아 가는 이들의 다음 목표는 바로 ‘건강’이다.
“음악인으로서의 목표는 여느 다른 가수분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기에 대중에게 가닿기 위한 바람은 저희 스스로 완성해야 할 숙제이죠.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저희 둘이 오래도록 함께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서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야겠죠.”
더불어 김규년은 말한다. “다은이는 제게 음악 그 자체입니다.”라고. 그가 서로의 건강을 바라는 것은 디에이드의 음악이 오래도록 영원하길 원하는 마음일 것이다. 안다은의 목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진심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중에 꼭 같은 동네 맞은편에 살자고요. 서로 가정이 생겨도 그렇게 지내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때에도 디에이드로서 무대에 함께 오르고, 앨범도 내는 거죠.” 디에이드가 직접 추천하는 자신의 명곡으로 안다은은 김규년이 쓴 ‘알았더라면’을 선택했다. 디에이드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곡이기에 특별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이 소중하게 와닿았다는 그. “문득 잠에서 깨었는데 창문 두드리는 바람에 잠 못 이루다가 생각한다, 어떤 마음에 대해서 숨이 턱에 차게 걸어도 나아가지 못해 헤맬 때에 고단한 등을 쓸어내리는 그 다정하고도 다정한.” 누군가의 ‘고단한 등’에 묵묵히 위로를 보내는 이들. 그 마음에 우리는 내일을 걸어갈 힘을 얻는다.
음악과 함께하는 매일이 믹싱과 마스터링을 끝마친 곡처럼 완벽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 사이사이에도 올곧은 진심이 있었기에, 이들은 어느 자리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디에이드의 깊이는 결코 그 누구도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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