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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오지랖

내게서 시작한 개성
사회를 이끄는 바탕

‘나’는 ‘나’를 이끄는 존재다. 세상에는 다양한 ‘나’들이 함께 모여 있고, 각자의 개성 속에서 모두들 특별한 하루를 살아간다. 때로 그 특별함이 사회 경제적 트렌드의 기반이 되기도 하는데,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자.

writing. 편집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소비 시장을 이끌다 모디슈머 Modisumer

영화 <기생충>에도 등장해서 다시 한 번 부상했던 그 음식, ‘짜파구리’. ‘짜파구리’ 는 두 개의 라면 상품을 섞어서 만든 음식으로 한때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하나의 고유 명사이자 하나의 상품이 된 ‘짜파구리’의 시작에는 소비자들이 있었다. 이색적인 조합으로 특별한 메뉴를 만들어 냈던 소비자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것. 이 외에도 ‘순두부열라면’, ‘앙빠’, ’맥심사냥’ 등 소비자들의 적극적이고 개성 있는 레시피는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기존에 출시된 상품을 이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여(Modify) 즐기는 소비자(Consumer)를 ‘모디슈머(Modisumer)’라고 한다. 모디슈머의 영향력이 SNS를 통해 계속 확대되면서 제조사들은 소문난 제품을 실제로 출시하거나 홍보에 이용하는 등 모디슈머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만드는 신선한 변화.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드는 모디슈머의 저력에는 끝이 없다.

소비의 중심에 나를 두다 미코노미 Meconomy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가심비’ 로의 이행을 불러왔고, ‘가심비’는 ‘가격’이 아닌 ‘마음’에 집중하는 ‘나심비’의 세상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 소비자들은 이 모든 것을 합친 ‘미코노미(Meconomy)’에 집중한다. ‘Me(자기 자신)’와 ‘Economy(경제)’의 합성어인 미코노미는 경제 활동의 중심에 ‘나’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과 마음을 넘어 나의 지향점, 철학 등을 반영하는 소비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에게 나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셈이다. 특히 패션업계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패션은 나의 취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러나 우리는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나를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곤 하는데,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 나를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은 다양한 슬로건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미코노미는 결국 ‘나’를 향한 집중에서 ‘남’ 을 향한 존중으로 발현될 것이다.

다양한 얼굴로 나의 개성을 펼치다 멀티페르소나 Multi-persona

거장들의 페르소나. 유명 배우들에게 종종 붙는 수식어다. ‘페르소나(Persona)’는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로 영화나 소설 속에서 감독이나 작가의 분신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작품 속 인물에게 자신을 반영한 가면을 씌움으로써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작품의 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가면을 쓰듯이 우리도 일상에서 가면을 쓴다. 이는 결코 나쁜 가면이 아니다. 사회 규범을 지키고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마땅히 써야 하는 가면이다.
단순히 사람과 대면하는 공간 외에 SNS라는 다층적 공간이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가면을 쓰게 된다. 이를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라고 한다. 이때 ‘나’에게서 비롯된 ‘나의 페르소나’는 남다른 개성과 특징으로 세상과 새롭게 소통한다. ‘나’를 표현하는 페르소나가 ‘나’를 재창조함으로써 더욱 생생한 ‘나’를 보여 주게 한다. 그렇게 ‘나’의 정체성은 넓어지고 우리는 더욱 특별해진다.

구매로 취향을 완성하다 디깅소비 Digging Consumption

채굴하듯 땅을 파내는 것을 뜻하는 ‘디깅(Digging)’과 ‘소비’가 만났다. ‘디깅소비’는 자신이 몰두하는 영역 안에서 관련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한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흔히 ‘덕질’이라고 하는데, ‘덕질’은 원래 소비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뮤지컬 덕후’들의 눈을 반짝이게 하는 것은 공연 관련 굿즈들이고 ‘신발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래플(응모)을 통한 한정판 신발 구매다. 디깅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하면서 이를 이용한 중고거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구매 시기를 놓친 팬들에게 중고시장은 은총과도 같다. 디깅소비는 디깅에서 출발하고, 디깅을 단단하게 하는 데는 SNS의 역할이 크다.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많은 이들은 함께 문화를 만들어 낸다. 본래 흥미로운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대화는 누구에게나 끌림을 주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새로운 정보는 디깅소비의 바탕이 된다.

내가 나를 대접하다 포미족 FOR ME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를 뜻하는 영어 단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포미(FOR ME)’는 ‘나를 위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이때 포미를 지향하는 이들을 ‘포미족’ 이라 부르는데, 자신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소비하는 1인 가구를 의미한다. 특히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므로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이들의 소비는 일반적인 ‘플렉스’와 다르다. 과시나 보여 주기식의 소비가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투자는 식재료나 생활용품 구매에서도 나타난다. 포미족은 유기농 상품이나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조금의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이는 결국 자신의 건강을 위한 투자라는 것을 생각한다.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소비를 통해 나 스스로 나 자신을 가치 있게 대접하는 것은 ‘나’를 귀히 여기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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