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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초록을 닮은 배우 신소율
환경을 위해 기꺼이 마음을 쏟다

지구를 염려하고 환경을 고민하는 배우 신소율. 그의 일상 속 짝꿍은 제로 웨이스트,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작은 실천이라 말하지만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에는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노력과 시간을 쏟지 않는 실천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진심에는 결코 작은 것이 없다는 것을 배운다. *<with IBK> 4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writing. 임산하 photograph. 김범기

환경을 향한 망설임 없는 실천

흔히 재채기와 짝사랑은 숨길 수 없다고 말한다. 무엇에 오롯이 집중하는 사람에게는 일말의 작위도 끼어들 틈이 없다는 뜻이다. 이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의 재치 있는 반증이다. 사람에게는 들킬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있다. 나의 진심이자 확고한 선택일 때 마음은 모습을 보이고, 세상 밖에 자취를 남긴다. 흔적은 그 사람의 진심을 닮는다. 신소율 배우의 자리가 해사하게 빛나는 까닭은이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배우들에게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이름으로 짐짓 무거운 의무감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소율 배우는 자신의 자리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건네는 데 주저함이 없다. 특히 그 방향은 환경을 향해 있다.
“저도 누군가의 영향을 받는 한 사람이잖아요. 제가 하는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이게 뭐지?’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면, 저는 그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환경을 위한 실천의 발자국이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 역시도 주변 사람들의 실천을 보며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다. “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친구, 비건식을 지향하는 지인을 보며 배운 적이 많아요. 영향을 서로서로 주고받다 보니 더욱더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아는 것’은 씨앗과 같다. 다만 싹을 틔우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본인의 몫인데, 신소율 배우는 스스로 이를 무성하게 피워 냈다. “가장 좋은 것은 소비를 줄여 배출을 줄이는 것이겠죠.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소비하게 될 때에는 재활용의 용이성과 가능성을 살피고, 작은 분리수거도 잊지 않아요. 또 화학세제 대신 친환경세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며 늘 손수건을 가지고 다녀요. 모피가 아닌 페이크퍼, 에코레더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환경을 위한 제 실천 중 하나입니다.” 차근차근 말하던 그가 신중히 덧붙인다. “실은 환경을 생각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저의 실천에 대해 말하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분명 누군가의 눈에는 사소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실천해 본 이는 안다.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를. 그리고 경험해 본 이는 안다. 작은 실천은 나를 넘어 우리 모두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세상 하나뿐인 특별한 새활용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결코 세상과 단절할 수 없다. 그래서 신소율 배우는 소비를 해야 할 때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옷을 구매할 때에는 주로 구제 숍을 이용해요.오늘 입고 온 재킷도 그곳에서 구매했는데 단추가 하나뿐이어서 입을 때 앞이 벌어지더라고요. 똑딱핀을 하나 더 달아서 입는 데 불편함이 없게끔 만들었어요.” 구제 숍에 걸려 있던 재킷은 그의 아이디어로 불멸의 생명을 얻은 셈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옷이 생산되지만 언젠가는 버려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옷이 흘러 흘러 누군가의 개성을 살린 맞춤형 옷이 되는 과정을 생각하면 재미있어요. 이 또한 업사이클링의 한 부분이 아닐까요?”
그는 옷을 더 이상 입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도 새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니트의 팔 부분을 잘라서 조끼로 재탄생시키거나 천이 많이 들어간 옷은 가방이나 필통으로 만들기도해요. 물론 환경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기에 좋아합니다.”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것은 비단 업사이클링 제품만이 아니다. 그가 줄인 탄소발자국은 새싹을 돋게 하고 봄꽃을 피운다. 최근에도 그는 광목천을 이용해 가방을 만들었다. 원래는 식탁보가 될 운명이었으나, 음식물이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단점 때문에 방향을 튼 것이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바느질한 가방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는 그. 웬만한 물건은 다 넣을 수 있어 유용하다는 이 가방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도 담겨 있다.
신소율 배우는 평소에도 에코백을 자주 멘다. “Sherbet”가 적힌 에코백은 그의 팬카페(샤베트)에서 2018년 창단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다. 군데군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소중한 마음으로 들고 다녔는지 알 수 있다.

마주보는 용기, 변화하는 오늘

신소율 배우는 2016년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에코스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환경에 대한 진심이 남다르다. 이 상이 그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자연 환경을 아끼는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감사한 한편으로 그때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환경영화제를 통해 환경에 대해 더 크게 눈뜨게 되었어요. 실은 영상 속 에서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 적나라하게 표현될 때 마주하기보다는 외면하려 했었어요. 그렇지만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것이잖아요. 이제 저에게는 고개 돌리지 않고 직시하는 용기가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달라지는 자신을 느낄 만큼 계속해서 변화해 온 신소율 배우. 그에게는 자신의 발전을 체감하는 오늘이 있고, 그 성장을 통해 어제의 부족함을 반성하는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쓰레기의 문제점을 또 한 번 느꼈다는 그.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장을 보면 포장지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남편이 밀접접촉자가 되면서 자가격리를 한 적이 있어요. 구호 물품 중 하나로 폐기물봉투를 받았는데, 2주 동안 나오는 쓰레기가 상당하더라고요. 우리 삶에서 2주는 짧은 기간인데 그 시간 동안 배출된 쓰레기를 보고 이게 쌓이고 쌓이면 어떻게 되나 싶어서 아득했던 기억이 나요. 그러니 신경 써야죠.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지만 다시금 저부터라도 실천하자는 다짐을 했어요.”
신소율 배우의 에세이집 <아이보다 아이>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전략) 바이러스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기도 하잖아. 늘 생각해온 문제였지만 너무나 현실적으로 와닿는 요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미안해지더라.” 이 책에는 아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제는 “예상 밖의 문제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이를 생각하면 그것이 환경으로까지 이어져요. 단순히 친구의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에게 이런 지구를 물려주어야 한다는 게 정말 미안해요. 몇 년이라도 먼저 지구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마스크를 쓰고 답답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그의 눈빛에는 오랜 시간 고민해 온 사람만이 갖는 단단함이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해질 수 있도록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신소율 배우. 그는 오늘도 행동으로 말하고 실천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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