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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담다

울산,
고래의 꿈을
찾아가는 여행

대개 사람들은 울산을 산업도시로 여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울산은 동해안에서 떠오르는 해를 가장 이른 시간에 볼 수 있는 곳이자, 너른 바다를 유영하던 고래의 역사가 쓰인 곳이다. 그래서일까. 새해의 꿈과 희망이 앞서는 이맘때 더 찾고 싶은 곳이다.

writing. 편집실

ULSAN
울산 간절곶 바다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한 해를 시작하는 일월이면 어쩐지 일출을 봐야 할 것만 같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너머로 환한 빛이 일렁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 깊이 숨겨둔 소원 하나를 빌어본다. 전국 어디서든 해는 뜨지만, 떠오르는 해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장소는 분명 따로 있기 마련이다. 울산은 그런 곳이다. 울산 울주군에 자리한 간절곶에서는 동해안에서 제일 먼저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알려진 바로는 영일만 호미곶보다 약 1~2분, 강릉 정동진보다 약 5~6분 더 빠르게 해가 뜬다고 한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간절곶이라고 적힌 표지석에 발길이 다다른다. 표지석에 적힌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는 울산읍지에 기록된 문구로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뜻이라고 전해진다. 간절곶이라는 이름은 먼 바다로 나가 항해하던 어부들이 ‘멀리서 바라보면 긴 대나무 장대처럼 보인다’ 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굳이 해 뜨는 시간이 아니어도 어떤가. 바다를 향해 우뚝 선 하얀 등대를 지표 삼아 솔숲으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걸으며 새해 다짐을 해도 좋다. 간절곶에는 시간을 건너뛰어 미래와 소통하는 소소한 창구가 있다. 새해 소원을 기록해 일 년 후의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간절곶 소망우체통이다. 소망우체통에서 보낸 편지는 ‘일 년 후’를 맞추어 도착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몇 달 전 혹은 며칠 전 자신이 새해를 시작하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1월이면 길게 줄을 서서라도 이곳에서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간절곶 북쪽에 있는 강양항명선도의 새벽
  •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 대왕암공원
켜켜이 새겨진 오랜 역사를 느끼며

울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명소가 있다면 대왕암이다. 경주의 대왕암이 문무대왕 수중릉이라면, 울산 대왕암은 문무대왕비 수중릉이다. 신라의 문무대왕의 왕비가 사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어 바위섬 아래에 잠들어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울산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절경이다.
공원으로 조성된 대왕암에서는 가족들의 시간도 추억으로 새겨진다. 대왕암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처음 만나는 미르놀이터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장소이면서도, 이곳에서의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좋은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대왕암공원은 산책하기에도 좋다. 이곳에는 바닷가길, 전설바위길, 송림길, 사계절길 등 네 갈래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걸리는 시간도, 걸으며 보이는 풍광도 다르기에 취향대로 느낌대로 선택하면 된다.
대왕암공원에 처음 방문한 이들은 대부분 출렁다리 쪽으로 향한다. 303m 길이의 출렁다리는 울산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출렁다리로, 중간에 쉬는 지점 없이 바다 위로 이어진다.

간절곳 소망우체통
선사시대 고래를 현대에 다시 보다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는 고래다. 실제로 울산에서는 오래 전 인류의 고래잡이 기원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흔적들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장소는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반구대. 태화강 지류 대곡천의 암벽에는 신석기시대 후기에서 청동기시대 초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가 그려져 있다. 선사시대 인류의 수렵생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바로 고래다.
이는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은 기록으로,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평가를 받는다. 국보 제285호인 암각화의 실물을 바로 앞에서 볼 수는 없어 그 형상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주변의 자연 풍경과 선사시대 유적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다녀올 가치는 있다.

고래문화마을

고래문화마을에는 옛 시절 ‘고래의 꿈’을 꾸었던 지역민들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는다양한 장소와 프로그램이 있다. 고래조각공원에서는 실물 크기 고래 모형을 보면서 다양한 고래의 종류를 학습할 수 있다.

옛 마을 풍경을 상상하며 만나는 고래의 꿈

고래와 함께하는 시간 여행은 선사시대를 지나 현대로 이어진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은 1970년대 번성했던 울산 어촌마을 분위기를 재현한 곳. 실제로 1980년대 말 장생포는 스무 척이 넘는 포경선이 정박하고 1만여 명의 인구가 머물던 큰 마을이었다.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상업포경을 전면 금지하면서 고래잡이는 중단되었지만, 고래문화마을에서는 울산 지역의 역사이자 민속 문화로서의 고래잡이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고래문화마을에는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등 옛 시절 ‘고래의 꿈’을 꾸었던 지역민들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장소와 프로그램이 있다. 고래조각공원에서는 실물 크기의 고래 모형을 보면서 다양한 고래의 종류를 학습하고, 선사시대고래마당에서는 실물로 자세히 보기 어려웠던 반구대 암각화와 고래잡이 벽화 등을 모형으로 살펴볼 수 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자연과 문화 그리고 근현대 지역의 생활사와 고래의 생태까지 살피는 울산에서의 여정. 오랜 시간 속에서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이야기가 궁금해 울산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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