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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겨울 바다를 보며
    캠핑을 한다

    Gangneung

    • 글. 사진 송일봉(여행작가)
  • 강릉하면 겨울 바다, 겨울 바다하면 해돋이다.
    최근 캠핑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겨울 캠핑을 즐기기 위해 강릉의 바다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겨울 바다에서의 낭만적인 하룻밤. 강릉으로서의 캠핑 채비를 시작해 보자.

캠핑(camping)은 ‘에코 투어리즘’ 즉 ‘생태관광’ 또는 ‘녹색관광’의 낭만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에코 투어리즘’은 ‘환경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자연을 관찰하는 여행형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세상이 현대화되고 기계화될수록 이 같은 ‘에코 투어리즘’에 대한 열망은 더 커지고 있다. 그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캠핑이다. 자연 속에서 일정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캠핑의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동행한 사람들과의 유대감 또는 친밀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 간의 대화’가 많지 않은 요즘. 캠핑은 좋은 대화의 시간을 많이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최근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곳곳에 안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에도 다양한 형태의 캠핑장들이 생겨났다. 바다, 산, 계곡과 인접한 곳에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캠핑장들이 다. 겨울이라 다소 걱정이 되긴 하겠지만, 안전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마련된 캠핑장을 이용한다면 ‘겨울 캠핑’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강릉에서 캠핑을 하면서 멋진 일출도 감상하고, 근사한 카페도 찾아가고, 주변의 문화명소도 찾아본다면 매우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연곡해변에 설치되어 있는 카라반
  • 야영 데크에 설치되어 있는 텐트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를 전후해서
‘캠핑 문화’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집집마다 기본적인 캠핑 세트인 텐트, 버너, 코펠이 하나씩은 있을 정도였다.
캠핑의 역사

강릉의 캠핑장을 찾아가기에 앞서 캠핑의 역사와 캠핑이 무엇인지에 대해 잠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예전의 캠핑은 요즘의 낭만적인 캠핑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옮겨 다니던 주거시설이나 사냥을 위해 임시로 설치한 움막, 군인들이 전쟁터에 설치했던 막사도 일종의 캠핑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캠핑’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대 캠핑은 일반적으로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1910년에 미국 보이스카웃이 창설된 이후로는 캠핑이 대원들의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를 전후해서 ‘캠핑 문화’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집집마다 기본적인 캠핑 세트인 텐트, 버너, 코펠이 하나씩은 있을 정도였다. 당시는 주로 친구들이나 동호인들 위주로 캠핑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가족 단위의 여행자들이 ‘캠핑 여행’을 많이 즐기고 있다. 그래서 그 방법도 많이 진화했다. 단순히 텐트를 설치하고 야외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을 하는 캠핑으로 발전하고 있다. 캠핑장 주변의 명소들을 여행하기 위해 일부러 캠핑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양한 형태의 캠핑

캠핑이 건전한 여가생활인만큼 그 형태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예전의 캠핑이 숲이나 바닷가에 텐트를 설치하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자동차 또는 카라반을 이용한 캠핑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심지어 캠핑 장비 없이도 캠핑을 할 수 있는 글램핑장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캠핑장에서는 카라반이나 캠핑 장비를 대여해주기도 한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강릉에도 다양한 형태의 캠핑장이 있다. 노지 야영이 가능한 곳부터 시작해 데크 야영, 자동차 캠핑, 카라반 캠핑, 글램핑 등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글램핑이나 카라반 캠핑을 할 경우에는 따로 캠핑 장비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텐트 또는 카라반 안에 캠핑을 하는 데 필요한 장비들이 대부분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램핑이나 카라반 캠핑은 분명 편리하나 캠핑이 주는 ‘해방감’을 느끼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하다. 그래서 대다수의 캠핑 여행자들은 다소 불편하고 준비할 것이 많더라도 노지 캠핑이나 데크 캠핑을 선호한다. 불편하더라도 노지에서 텐트를 치고 잘 것인가, 아니면 모든 편의시설이 잘 구비된 카라반에서 ‘절반의 캠핑’을 할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노지 캠핑과 카라반 캠핑의 중간 형태인 오토 캠핑을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양한 형태의 캠핑은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카라반을 이용한 캠핑 (왼쪽)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 카라반 내부 (오른쪽)연곡해변 솔향기캠핑촌의 안내도 강릉을 캠핑 여행지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의 캠핑을 선호할까?
아마도 동해 일출의 감동과 겨울 바닷가의 낭만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까 싶다.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

캠핑 형태를 선택할 때는 캠핑장의 위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캠핑장이 바닷가에도 있고, 산속에도 있고, 바닷가에서 조금 떨어진 내륙에도 있기 때문이다. 캠핑장 주변에 좋은 여행지나 카페가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렇다면 이맘때 강릉을 캠핑 여행지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의 캠핑을 선호할까? 아마도 동해 일출의 감동과 겨울바닷가의 낭만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까 싶다.
현재 강릉에는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을 비롯해서 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 야영장, 소금강자동차야영장, 씨카라반, 주문진 글램핑오토캠핑장, 옥계해수욕장 야영장 등 모두 20여 개의 캠핑장이 있다. 하지만 몇몇 캠핑장은 동절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거나, 여름 피서철에만 운영을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장을 한 곳도 있다.
그나마 강릉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을 하는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운영을 하고 있어서 캠핑 여행자들의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도 지난 12월 24일부터 1월 3일까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연곡해수욕장 옆에 있는 이곳은 울창하고 건강한 솔숲을 자랑하는 캠핑장이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캠핑을 즐길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은 캠핑 형태에 따라 모두 5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A존은 대형 데크(61면), B존은 일반형 데크(41면), C존은 자연형(노지, 25면), D존은 카라반(8면), E존은 자동차 캠핑장(12면)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용요금은 1박 기준으로 대형데크는 2만 2,000~4만 원, 일반형 데크는 1만 5,000~3만 2,000원, 자연형(노지)은 1만 3,000~2만 5,000원, 카라반은 8만~16만 원, 자동차 캠핑장은 2만 5,000~5만 원이다.

강릉을 캠핑 여행지로 선택하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의 캠핑을 선호할까?
아마도 동해 일출의 감동과 겨울 바닷가의 낭만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까 싶다.
(왼쪽)경포 바닷가의 멋진 일출 (오른쪽)순포습지의 철새 조망대
강릉의 추천여행지

순포습지 순포습지는 강릉시 사천면에 있다. 경포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3km쯤 떨어진 지점이다. 환경부에서 7년(2011~2017년)에 걸친 습지복원사업을 통해 지난 2018년에 복원했다. ‘순포’라는 이름은 ‘순채(순나물)가 많이 나는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순포습지의 순채는 현재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순채에 대한 복원작업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순포습지는 본래 바다였던 곳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바다와 연결된 부분에 모래톱(사주)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호수가 되었다. 이 같은 호수를 가리켜 석호(潟湖)라고 부른다.

경포 바닷가 경포 앞바다는 유난히 맑고 깨끗하다. 근처의 경포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낭만과 추억거리가 경포 바닷가에는 하나 가득 담겨 있다. 따라서 바닷가를 따라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을 걸으면 누구라도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경포 바닷가는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경포 바닷가에서는 바다에 떠 있는 ‘오리섬’과 ‘십리섬’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경포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저녁 무렵에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강릉의 진한 커피향을 음미할 수도 있다.

  • 초당마을에 있는 허난설헌 유적지
  • 작은 전시장을 겸하고 있는 카페 봉봉방앗간

초당마을 강릉은 예로부터 문향과 예향으로 이름 높던 고장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사임당과 이율곡 말고도 강릉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문장가들이 있다. 바로 ‘허씨 5문장가’라 일컬어지는 허엽, 허성, 허봉, 허난설헌, 허균이다. 울창한 해송 숲에 둘러싸여 있는 초당마을에 가면 이들에 대한 흔적들을 살펴볼 수 있다. 초당마을은 허난설헌이 태어나고, 허균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서로 남매지간인 허난설헌과 허균은 조선시대 중기의 한 시절을 파란만장한 삶으로 마감한 비운의 문장가들이다.

명주동 강릉시 명주동은 최근 들어 강릉의 ‘뉴트로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옛 모습을 간직한 방앗간,창고, 골목길 등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명주동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봉봉방앗간(옛 문화방앗간)은 현재 그림 전시장을 겸한 카페로 활용되고 있다. ‘뉴트로’는 그대로 해석하면 ‘새로운 복고풍’이라는 뜻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대중문화의 한 유형이다. 명주동 근처의 용강동에는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제388호)가 있다. 강릉대도호부에 딸려 있는 임영관(강릉대도호부 객사)은 고려 태조 때인 936년에 처음 지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제강점기인 1927년에 삼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들이 철거되었다. 일명 ‘객사문’이라 불리기도 하는 임영관 삼문은 국보 제51호로 지정되어 있다.

TIP
  • 캠핑 요리 : 김치찌개, 라면, 된장찌개, 카레밥, 어묵탕 등은 대표적인 캠핑 요리다. 특히 카레에서 나는 냄새는 캠핑 여행의 추억을 더욱 진하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감자전도 만들어보자.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일정한 임무를 주는 것도 좋다. 감자를 씻는다거나, 감자껍질을 벗기는 일들을 시켜보자. 함께 무언가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매우 크다. 맛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추억은 영원하다.

  • 주의사항 : 겨울 캠핑은 분명 색다른 즐거움이 있지만 주의할 사항도 많다. 보온과 환기는 필수다. 보온을 위해서는 캠핑용 난로를 사용하고, 취침 시에는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그리고 텐트 위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자연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안전사고에도 주의해야 한다.

  • 캠핑장 매너 : 너무 가까운 곳에 텐트를 설치하지 말고 음악 소리나 목소리를 낮추자. 캠핑장을 떠날 때는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자.

  • 환자 발생 시 : 타박상이나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응급처치를 한 이후에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처 부위에 사용하는 물은 생수나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